이번 주 한 장면
지난 9월 3일, 시흥시 양성평등주간 부스에서 큰 화면 하나를 걸어 두었습니다. 시민과 AI 중 누가 직업의 여성 비율을 더 잘 맞히는지 겨루는 점수판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이런 숫자가 떠 있었습니다.
시민 58 : AI 38
“시민이 앞서고 있습니다”
기사를 쓰며 데이터를 다시 세다가 알았습니다. 그 58 가운데 56은 개장 전에 우리가 넣은 시험 데이터였습니다. 앱이 견디는지 보려고 아침 10시 53분에 한꺼번에 밀어 넣은 가짜 판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화면에 올라가 있었던 겁니다. 그날 실제 시민 121판의 결과는 시민 52 : AI 59, 정반대였습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화면에 뜬 숫자는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58도 38도 실제로 세어진 값입니다. 다만 무엇을 세었는지가 화면 바깥에 있었습니다.
사진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은 액자가 합니다. 어디서 자르느냐가 이미 하나의 주장이고, 자른 자리는 사진 안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은 잘렸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습니다.
편견을 이야기하러 나간 자리에서 우리 화면이 먼저 한쪽으로 기운 숫자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남의 프레임을 지적하기는 쉽고, 자기 프레임을 알아채기는 어렵습니다. 그날 우리가 그것을 시연한 셈입니다.
수업에서 이렇게 쓰세요
사진 한 장을 띄우고 두 가지를 물어보세요. 정답을 맞히는 시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쪽을 상상해 보는 시간입니다.
“이 사진에서 잘려나간 쪽에 뭐가 있었을 것 같아요?”
“같은 사진을 다르게 자르면 무슨 이야기가 되나요?”
두 번째 질문이 특히 잘 통합니다. 한 장을 놓고 「여기를 자르면 무슨 이야기, 저기를 자르면 무슨 이야기」를 직접 말해 보게 하면, 프레임이라는 말을 한 번도 쓰지 않고도 프레임을 이해하십니다.
사진이 마땅치 않으면 숫자로도 됩니다. “시민 58 : AI 38”만 보여주고 어떻게 읽히는지 물은 다음, 그 58 안에 무엇이 섞여 있었는지 알려주는 것으로도 같은 이야기가 됩니다.
이번 주에 사진 한 장으로 해 보시고, 어르신들이 어디를 잘라 내셨는지 help@smartact.kr 로 들려주세요. 레터로 받으셨다면 답장하셔도 됩니다.